[총선길목 물고 물리는 3당] 안보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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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이 안보문제를 공세적으로 쟁점화했다.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9일 방영된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TBS방송 회견내용과 관련, "북한이 서해안을 침범하고 동해안에 잠수함을 남파하는데도 김정일(金正日)총비서를 극찬한 것은 아무리 외교적 발언이라도 과도한 평가" 라며 공개비난했다.

그는 "북한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金대통령은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신중한 언행을 보여달라" 고 요구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논평은 박철언(朴哲彦)부총재.김현욱(金顯煜)총장 등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를 거친 것이어서 당 지도부가 작심하고 DJ와 전면전에 나선 인상이다. 金대통령의 발언을 선거기간 중 핫이슈로 부각할 태세다.

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영입하고 있는 대학운동권 학생회장 출신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좌경극렬" 이라고 맹비난했다.

짙은 보수색깔을 내세워 '3당 구도' 로 총선을 치른다는 것으로 "2여(與)공조는 절대 없다" 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자민련은 지난번 '낙선운동 음모론' 에 이어 이번 '안보공세' 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자민련이 안보문제를 선거전략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일절 대응을 않겠다" 고 밝혔다. 맞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확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대통령 발언 내용〓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북한에서 확고한 지배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는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북문제를 풀어가려면 金총비서와의 대화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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