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집 창업하세요" 김규복목사 실직자에 창업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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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빈들교회에는 이 교회 김규복(金奎福·48)목사가 설립한 만두공장이 있다.金목사가 숙소로 쓰던 집을 개조해 만든 허름한 만두공장(10평)에서는 요즘 하루 3천여개(50만원어치)의 만두가 빚어져 체인점(3곳)으로 공급된다.만두공장과 체인점 주인(총 7명)은 모두 실직자다.

金목사가 실직자들에게 자활수단을 마련해 주기 위해 만든 생산자협동조합(노동자도 자본을 투자하고 이익은 공동분배)형태의 만두체인점 사업이다.

金목사는 실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도움이 아닌 일자리를 주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교회재산 1천5백만원과 자신의 재산 3백만원 등을 모아 만두공장을 차렸다.점포운영자는 실직자를 대상으로 모았다.

金목사는 실직자 3∼4명을 모아 같은 달 교회 주변에 체인점 1호(일명 희망만두·2평)를 개설했다.참여자들은 창업자본금 1백만원씩을 투자했다.

金목사는 또 창업희망자들에게 전문요리사를 불러 1달간 만두제조 기술을 가르쳤다.체인점 희망자는 조금씩 늘어 지난달에는 ‘희망만두 3호점’이 문을 열었다.

체인점들은 공장에서 공급하거나 점포에서 직접 만든 만두를 하루 평균 5만∼10만원어치씩 팔고 있다.이들은 월급(70∼80만원)으로 보수를 받고 남는 이익은 연말에 공동 분배한다.

IMF한파로 일자리를 잃은 뒤 만두체인사업에 뛰어든 전송자(45)씨는 “점포운영 뒤 생활에 의욕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金목사는 “현재 대기 중인 창업 희망자가 20여명이나 된다”며 “여건이 되는 대로 매달 점포 1개씩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목사는 1986년부터 대전에 교회를 설립하고 빈민운동과 노동운동을 해왔다.현재는 대전실업극복시민운동 협의회 상임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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