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동전자상거래 특화시켜…미 디지털경제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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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유럽연합(EU)이 미국의 디지털 경제 독주를 막기 위해 이동전자상거래(M-Commerce)에 승부를 걸었다.

인터넷 시대에 미국의 세계경제 지배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차세대 상거래로 주목을 끌고 있으며, 자신들이 강점을 갖고있는 이동전자상거래로 특화하는 길 밖에는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유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대부분인 미국의 정보 인프라와는 달리 유럽은 무선을 통한 접속이 활발하고 기술적으로도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동안 정보고속도로 구축에 주력, 광케이블과 기존 전화회선 등 유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절대다수를 차지해 전자상거래가 고정환경의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수년전부터 무선통신표준(WAP)을 도입, 무선단말기를 통한 이동전자상거래에 크게 유리한 입장이다.

지난해말 현재 미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1억1천만명으로 유럽의 7천1백만명 보다 3천만명이 많다. 양측의 인구가 비슷한(유럽 2억9천만, 미국 2억8천만)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다.

반면 무선단말기 가입자수는 유럽이 1억1천만명이고 미국은 7천4백만명 수준이다. 무선통신이 주를 이루다 보니 유럽의 PC 보유비율은 인구의 20%에 불과해 미국의 50%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

유럽의 각 기업들은 현재 무선상거래 관련기술 개발에 주력, 미국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정상급에 올라있다.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의 무선단말기 제조업체다. 노키아는 지난달 프랑스 텔레콤과 무선정보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무선단말기 가입자들이 노키아의 WAP를 통해 상거래와 뉴스.뱅킹을 가능토록 하자는 것이다.

최근 세계 최대 무선통신업체인 영국의 보다폰이 독일의 만네스만을 인수한 직후 무선인터넷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도 무선상거래를 통한 세계시장 석권을 노린 포석이라는게 인터넷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밖에도 영국의 보칼리스사는 e-메일을 무선단말기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기술개발을 세계 최초로 개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으로 통한다.

벨기에의 레나우트&호스피사도 정보를 음성화해 들려주는 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수준이다.

아일랜드의 볼티모어 테크놀러지스와 트린테크사는 각각 무선전자상거래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결제시스템 개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노키아의 인터넷 통신담당 저하드 로먼 부사장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유럽의 무선통신기술은 결국 차세대 세계무선상거래시장의 석권을 보장할 것" 이라고 자신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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