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공격경영으로 '한판 승부'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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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광고회사들이 2000년 경영 목표를 의욕적으로 늘려잡고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통합방송법 제정 등으로 올해 광고시장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신장한 5조5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마다 공격 경영에 나설 채비다.

특히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LG애드와 금강기획이, 4위를 놓고 대홍기획과 코래드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여 광고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이다.

지난해 5천3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금강기획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매출목표를 당초 6천2백억원에서 6천5백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는 지난해 5천4백억원의 매출로 2위를 지킨 LG애드의 올해 목표(6천3백50억원)보다 1백50억원이 많은 것이다.

금강기획 기획팀 유문철 부장은 "올해 광고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여 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애드 관계자는 "금강기획은 목표를 항상 높게 잡아온 만큼 실현은 별개 문제" 라며 3위에 대한 수성(守城)의지를 분명히 했다.

업계 만년 5위인 코래드는 지난해(1천5백30억원)의 두배에 가까운 3천억원으로 잡았다. 코래드가 이 목표를 달성하면 대홍기획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서게 된다. 대홍기획은 17% 늘어난 2천8백억원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코래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연간 3백억원 광고 물량의 한솔엠닷컴을 광고주로 새로 영입하는 등 영업실적이 좋아 목표를 대폭 높였다" 며 "2002년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실적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 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올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9천억원, 순익은 35% 늘어난 3백50억원으로 잡았다.

오리콤은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63% 증가한 2천3백억원, 휘닉스컴은 24% 늘어난 1천9백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저마다 공격경영 목표를 내놓고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통합방송법 통과로 신규 광고 매체가 생겨나고 신문.TV 등 기존 매체가 광고단가 인상을 추진 중이어서 광고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 이라며 "새로 쏟아지는 인터넷 광고물량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가열될 것" 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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