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탐색용 여론조사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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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주부 金모(33.경기도 부천시)씨는 지난달 초 A리서치라는 생소한 여론조사기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 현역 K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새천년민주당의 P씨, 자민련 출마예상자 3명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며칠 뒤 A리서치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조사방식은 3배수의 인물을 올려놓은 첫번째 전화와 같았지만 P씨를 여성 의원인 L씨로 바꿔 물었다.

1주일쯤 뒤 또 걸려온 전화에서는 L의원이 다시 한번 J전장관으로 교체된 질문이었다.

朴모(53.여.서울 은평구)씨 역시 유사한 전화설문조사를 '당한 경우. 朴씨는 올 초부터 한달 가량 L모 현 의원에 맞서는 시민단체 출신의 L모 변호사,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O씨, 의대교수 출신의 H씨 등 3명을 번갈아가면서 비교하는 전화를 '받았다.

당선 유력자가 있는 지역구의 주민을 상대로 가상 경쟁자의 지지도를 알아보는 '공천용 여론조사' 가 성행하고 있다.

이런 조사는 '리서치'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여론조사기관의 이름으로 특정 정당의 후보자를 번갈아가면서 질문하거나 복수의 후보자중 누가 더 나은가를 묻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이 경쟁 후보의 지지도를 조사하기 위해 행하는 조사" 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여당이 유리한 후보 공천을 위해 행하는 조사" 라고 제각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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