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격전지]성남 분당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권자의 95%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대학졸업자가 70%를 넘는 곳. '신(新)정치1번지' 서울 강남에 이어 '수도권 정치1번지' 로 급부상한 곳. 성남 분당의 현주소다.

분당이 2개로 나눠짐(선거구획정위안)에 따라 이곳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오세응(吳世應)의원은 을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따라서 갑구는 거물급 정치신인간 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고흥길(高興吉)총재특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인물론과 당선 가능성을 앞세운 高특보는 설연휴를 전후해 吳의원이 관리하던 공조직을 인수하는 등 본격 활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봉균(康奉均)전 재경장관 카드로 맞선다. 공무원들이 많이 살고, 도로공사.토지공사 등 정부 산하단체가 있는 이 지역에 어울리는 '맞춤 카드' 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DJ의 경제참모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핵심측근간 대결 구도 때문인지 긴박감이 감돌고 있다.

高특보는 "DJ정권의 중간평가라는 총선의 특성을 실감나게 보여줄 것" 이라며 '대안(磻? 있는 새 정치' 의 면모를 다듬고 있다. 분당이 신도시로 바뀌었을 때부터 이곳에 살아온 그는 분당 특유의 지역정서도 정책에 충실히 반영할 각오다.

지난 2일 이매동 아파트로 이사한 康전장관은 'IMF극복 주무장관' 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34년간의 행정관료를 졸업했다. 이제부터는 가슴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역할을 하겠다" 고 다짐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임태희(任太熙)전 재경부 산업경제과장은 "정치개혁은 새 세대가 맡아야 한다" 면서 'DJ와 李총재간 대리전' 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권익현(權翊鉉)부총재의 사위인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