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자치내각 무산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벨파스트〓외신종합]북아일랜드공화군(IRA)이 무기양도에 착수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북아일랜드 무장해제를 위한 독립국제위원회' 의 보고서가 나온 뒤 북아일랜드 지역에 자치내각을 구성하려는 지난 8주간의 노력이 위기를 맞았다.

특히 북아일랜드 신교세력의 주요 정파인 얼스터통일당(UUP)은 IRA와 연계된 신페인당이 권력분점 형태의 자치내각을 출범시키기로 한 2개월 전 미국의 중재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UUP의 트림블 총재는 IRA가 무장을 해제하지 않아 자치내각 구성이 유보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불가피한 일이라고 1일 말했다.

그는 IRA가 1998년 체결된 평화협정을 파기한 이상 북아일랜드의 종교결사체와 10개 정파는 자치내각을 계속해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평화협정에 따르면 IRA는 5월까지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그러나 UUP는 지난 1월말까지 IRA가 무장을 해제할 경우 권력분점 형태의 자치내각에 참여할 것이란 입장을 견지해왔다.

트림블 총재는 "IRA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한 자치내각은 계속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의 피터 만델슨 북아일랜드 장관이 자치내각 구성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1일 강조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델슨 장관은 IRA 브라이언 코웬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IRA의) 무장을 해제하기 위해선 좀 더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 면서 교착상태 타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대변인도 "평화정착 협상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집중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면서 IRA측과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IRA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평화정착 과정에 어떠한 위협도 한 바 없다" 면서 "IRA는 항구적인 평화를 원하며 이는 전적으로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 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