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의 전통이 강했던 고구려인들도 멋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자가용인 수레는 생활필수품이었으며 갖은 머리 장식으로 패션을 뽐내기도 했다.
고구려인들의 생활사가 KBS1 '역사스페셜' (밤8시)을 통해 상세히 소개된다. '대고구려' 라는 타이틀로 방영된 4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인 '고구려인의 재산목록 1호는 수레였다' 편에서다. 신라를 능가할 만큼 화려함을 추구했던 고구려인들의 생활상이 재미있다.
먼저 무덤의 구조를 보자. 덕흥리고분 등의 벽화를 보면 고구려인들은 무덤을 생전의 집 구조와 같게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현세의 풍요를 내세에까지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역사스페셜' 은 설명한다. 그만큼 현세적 삶이 풍요로웠다.
또한 아차산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적에서는 온돌이 나온다. 그러나 방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을 데우는 '쪽구들' 이었다.
정복전쟁 등으로 이동이 잦았던 만큼 실내에서 신발을 벗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입식문화가 발달했다.
패션감각도 유별났다. 채머리.얹은머리.쌍상투머리.고리 튼 머리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했다. 특히 머리를 묶은 후 두세 가닥을 빼서 늘어뜨린 '애교머리' 가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자가용은 권세의 상징. 고구려인들도 우마차 등 다양한 형태의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귀족 저택에는 차고까지 있었다.
조선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조선에 수레가 없음을 한탄하며 수레가 있는 청나라를 부러워했다는데 따지고 보면 고구려시대 이미 수레가 있었던 것이다.
정재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