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컨설팅] 판교개발 하나 안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Q:분당 신도시 인근인 판교 개발 예정지 주변에 투자하고 싶다. 신임 건설교통부 장관이 개발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다시 번복하는 등 추진계획이 오락가락하는데 정말 개발이 보류된 것인가. <서울 광진구 한기분>

A:건교부의 판교 문제 처리내용을 보면 헷갈리기 딱 알맞다. 김윤기 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전향적으로 개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놓고 언론이 그에 따른 문제점 등을 지적하자 '개발 불가' 로 하루 아침에 말을 바꿨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장관 발언의 번복 배경이야 어떻든 판교 개발설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 지역은 어느 곳보다 개발압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의지도 그렇지만 늘어나는 주택수요를 무슨 방법으로 감당할지 대안이 없다. 결국 주변 준농림지가 무분별하게 개발돼 차라리 판교 일대를 계획적인 신도시로 만들자는 주장을 낳게 될 것이다.

건교부는 이런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실 건교부 내부의 분위기는 '판교 개발 무작정 반대' 가 아니다. 교통.환경.인구집중 등 전반적인 문제를 고려해 개발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문제를 감안할 때 당장 개발에 나설 형편은 못되지만 언젠가 손을 대야 한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건교부가 언제쯤 개발을 허용할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죽전.동백.동천.구성.보라 등 이미 택지지구로 지정된 곳의 개발이 급선무다.

문제는 이들 지구가 다 교통난이 심각한 용인 남부 축에 걸려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판교까지 개발하면 서울 통로는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별도의 도로망을 개설하겠지만 그것만으로 해결이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서울.성남.용인.수원.안양 등 관련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조치가 있기 전에는 판교 개발은 어려울 것 같다.

성남시의 독자개발도 쉽지 않다. 구획정리사업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사례로 볼 때 지주들의 이해 관계 때문에 추진이 잘 안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하는 일인데 이는 건교부가 '노' 하면 그만이다. 주변지역의 투자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개발 압력이 강한 지역이어서 투자가치는 높은 편이다. 개발예정지는 수용되므로 지금 들어가면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

개발예정지 밖은 이미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판교에서 좀 떨어진 곳은 그런대로 매력있는 상품을 구할 수 있다.

최영진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