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합격자 도미노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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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0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 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에 합격한 수험생 가운데 상당수가 모집 '군(群)' 이 다른 서울대에도 중복 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합격자의 대규모 연쇄이동이 예고되고 있다.

사설 입시전문기관인 종로.정일학원이 26일 복수합격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세대는 정시모집 정원 1천3백31명 가운데 47%인 6백21명, 고려대는 1천6백1명 가운데 21%인 3백44명이 서울대에도 '겹치기 합격' 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겹치기 합격에 따른 도미노식 합격자 이동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 그러나 올해부터는 서울대가 복수전공제를 대폭 확대시행키로 해 연세대.고려대 등 합격생이 등록을 포기하고 서울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예년보다 커 대학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인기학과에 복수합격자가 많아 연세대 의예과는 모집정원 41명 중 88%인 36명, 고려대 법대는 정원 84명 중 76%인 64명이 서울대에도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는 모집단위별로 ▶사회계열 56%(2백9명)▶인문계열 37%(62명)▶공학계열 53%(2백13명)▶이학계열 26%(85명)▶치의예 80%(16명)가 서울대에 복수합격했다.

게다가 연세대가 예비합격자로 뽑아놓은 5백37명 중에서도 1백83명(34%)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도 ▶수학교육과 82%(9명)▶정경학부 40%(44명)▶경영대학 26%(35명)▶컴퓨터교육 25%(2명) 등에서 서울대와의 중복합격자들이 많았다.

연세대.고려대의 합격자.예비합격자 상당수가 서울대로 빠져나갈 경우 합격선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물론 연세대.고려대에 복수합격한 다른 상위권 대학 수험생들이 이들 대학으로 빠져나가면서 합격자 연쇄이동 현상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합격자 이탈 현상은 중상위권.중위권.하위권 대학에 도미노식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연세대.고려대측은 "입시기관의 조사가 합격자 명부를 비교한 것이어서 동명이인을 감안하지 못했다" 며 "실제 중복합격자는 이들 기관의 조사결과보다 적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는 합격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교수들까지 동원해 '합격생들의 등록을 권유하는 등 '우수 학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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