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반대 명단파문] 한나라 "덤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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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총선연대 리스트' 에 선별적인 접근자세를 보이고 있다.

명단을 비공개로 하지 않고 공개한 것과 그 기준에 대해선 비판적이다.

그러나 그 파장을 잘 활용할 경우 당 안팎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그 때문인지 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오고 있다.

우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갈등을 부채질하려 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김종필 전 총리가 명단에 오른 것은 평가할 만하다" 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일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공동여당의 틈새를 잘만 이용하면 우리 당에 유리한 선거구도가 형성될 것" (李대변인)이라는 기대다.

그러면서 명단 선정의 균형과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대선 후보 결정 때 민주주의 경선원칙을 파괴한 이인제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이름이 빠진 것은 문제" 라고 지적했다.

河총장은 "반면 현 정권의 표적 사정(司正)대상에 오른 우리 당 의원들의 이름이 많이 포함됐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명단을 공천자료의 하나로 쓸 생각이다.

河총장은 "당사자들에게 소명자료를 내라고 했으며 그것을 검토해 공천 참고자료로 사용하겠다" 고 말했다.

물론 그는 "충분하게 소명이 된다면 공천심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찜찜해 하는 모습이다.

명단에 오른 일부 비주류 중진들은 "공천과정에서 이회창 총재의 입김만 세지게 됐다" 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미묘한 부분 탓인지 3당중 가장 많은 30명이 들어 있지만 李총재는 일단 공식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는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신중히 대응하겠다는 뜻" 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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