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때리기' 휴일공세] 한나라 "대통령이 관권 부추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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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의 성격을 'DJ 중간평가' 로 묶어두려 애를 쓰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1일 선거법 제87조 폐지를 지시한 金대통령의 '법 수호 의지' 를 문제삼은 데 이어 22일 울산 남갑구 지구당 대회에서 "선거는 김대중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옷 로비.파업유도.언론문건 사건 등을 차례차례 거론하며 "총선을 통해 경종을 울리자" 고 외쳤다.

23일에는 하순봉(河舜鳳)총장.이부영(李富榮)총무.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 등 당3역이 기자회견을 갖고 "金대통령이 관권선거를 부추긴다" 고 직격탄을 날렸다.

河총장은 "현 정권의 불.탈법 선거운동 사례가 예년의 10배가 넘는다" 며 여권의 불법선거운동 사례 21건도 공개했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나서는 것은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 국회의원 병무비리 문제로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따져야 할 선거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고 한 고위 당직자가 설명했다.

이들 쟁점에 함께 휩쓸릴 경우 '여권의 총선전략에 말릴 수 있다' 는 걱정도 작용했다는 것.

이 당직자는 "현 정권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공명선거 공세를 당분간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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