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마다 "도메인 선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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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관련 사업에 잇따라 나서면서 인터넷 도메인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도메인의 등록을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www.domain.nic.or.kr)에는 지난 20일 오전 9시 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신청자가 몰리면서 1시간만에 마감되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하루 접수된 건수만 5천2백여건. 21일에도 6천여건의 신청이 몰렸다.

인터넷정보센터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 등록이 취소된 국내 인터넷 도메인 1만4천개의 재신청을 22일까지 받는다.

20일 A~F로 시작되는 도메인을 접수한 데 이어 21일은 G~L, 22일은 M~Z로 시작되는 것을 접수한다. 재신청된 도메인 중 '어셋' (asset), '데스크탑' (desktop), '휠링' (feeling)등은 상당한 가격으로 되팔 수도 있을 것으로 인터넷정보센터 관계자는 내다봤다.

인터넷정보센터 관계자는 "외우기 쉬운 좋은 도메인을 선점하는 것은 목좋은 점포를 임대하는 것과 같은 것" 이라며 "도메인이 최근 비싼 값으로 매매돼 도메인 선점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두루넷은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 포털서비스를 만든다며 '코리아닷컴' (korea.com)을 재미교포로부터 5백만달러(약 55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에서 '비지니스닷컴' (business.com)이 7백50만달러에, 1998년에는 '와인닷컴' (wine.com)이 3백만달러에 거래됐다.

국내에서도 도메인 등록과 거래사업을 하는 업체가 봉이 김선달.아사달 등 10여개에 이른다.

일부 국내 기업은 인터넷 상용화 초기에 회사 이름과 같은 도메인을 다른 곳에서 선점해 어려움을 겪었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15일 3년동안 공을 들인 끝에 '에스케이닷컴' (www.sk.com)을 획득했다. SK는 이를 선점한 미국의 웹개발 회사에 그룹의 영문 홈페이지 제작과 유지보수를 맡기는 조건으로 넘겨받았다.

LG그룹은 '엘지닷컴' (lg.com)이 미국 회사 '락우드그리네' 에 선점돼 'lg.co.kr' 로 쓰고 있다. LG전자와 LG상사도 각각 'lge' 'lgi' 라는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그룹의 영문 이름과 같은 도메인 '현다이닷컴' (hyundai.com)을 98년 6월 캐나다인으로부터 3백달러에 사들였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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