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천 등 공항 주차장 '배짱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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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교 일로 출장이 잦아 비행기를 자주 타는 전남 영암 D대학 金모(43)교수는 목포공항에 주차할 때마다 화가 난다.

하루 주차요금이 1만원으로 광주.여수공항보다 2배나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변에 사설 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울며 겨자 먹기' 로 공항 주차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지방공항이 주차요금을 다른 공항들보다 훨씬 비싸게 받아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다.

인근에 사설 주차장 등 경쟁사업자가 없는 탓이다.

21일 한국공항공단에 따르면 공항 주차장의 요금은 1997년부터 각 공항의 자율에 맡겨졌다.

현재 광주.여수.군산.김해.강릉공항 등은 하루 5천원(승용차 기준)씩 받고 있다.

이 공항들은 한 때 최고 2만원까지 받았던 요금을 계속 내려 대부분 지난해 초부터 지금의 요금을 받고 있다.

모두 주변에 사설 주차장들이 생겨 요금을 공항 직영 주차장보다 요금을 더 싸게 받으면서 손님들을 공항까지 소형버스로 태워다주는 등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 사설 주차장이 없어 공항공단 주차장 독점체제인 공항들은 요금을 다른 공항의 갑절을 받아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목포.울산.포항.대구.사천공항 등이 하루 1만원씩 받고 있는 것.

목포.울산.포항공항은 공항 근처에 사설 주차장이 전혀 없고, 대구.사천공항은 있어도 규모가 작거나 거리가 멀어 차를 대기 힘들다.

때문에 이 공항 이용객들은 요금이 비싸도 공항공단이 운영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울산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김기호(金基鎬.47.회사원)씨는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셔틀버스가 없어 승용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주차요금이 1만원씩이나 돼 부담스럽다 "며 "다른 공항보다 2배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고 말했다.

울산공항은 지난해 9월까진 무려 2만원씩 받기도 했다.

그러다 이용객들의 비난이 거세자 1만원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비싸 이용을 꺼려 요즘 주차장(5백40면)의 요금수입이 하루 80여만원에 그치고 있다.

허상천.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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