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그리스-터키 '이웃사촌' 화해 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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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그리스 외무장관으로는 38년 만에 처음으로 19일 터키를 공식 방문한 이오르고스 파판드레우 외무장관과 터키의 이스마일 젬 외무장관은 20일 환경.관광.투자보호.대(對)테러활동의 4개 분야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젬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이번 협정체결은 양국간의 새 시대를 여는 출발점" 이라며 "관계개선은 양국뿐 아니라 지역안보.경제발전.민주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터키의 EU가입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에 대해 그리스에 자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판드레우 그리스 외무장관도 "양국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관계를 증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젬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가 콘스탄디노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에게 터키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혀 양국관계가 앞으로 더욱 개선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관계가 개선되면 서방으로서는 두 나토 회원국간의 소모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일된 역량을 집결할 수 있게 된다.

◇ 그리스와 터키의 구원(舊怨)〓그리스와 터키는 종교부터 기독교(그리스정교)와 이슬람교로 판이하며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갈등은 터키 공화국의 전신인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1453년부터 1832년까지 4백년 가까이 그리스를 지배하면서 시작됐다.

10년 이상 피비린내 나는 독립전쟁을 거쳐 터키에서 독립한 그리스는 1912년 1차 발칸전쟁과 1차 세계대전 중 터키를 공격해 영토를 할양받았다.

또 1974년 그리스 군사정권이 '그리스계와 터키계가 함께 살던 '독립국 키프로스의 그리스정교 대주교인 마카리오스에게 테러를 가하고 '그리스와 통합하기를 바라는 '극렬 그리스 민족주의자인 니코스 삼손을 대주교로 옹립했다.

그러자 터키는 즉시 키프로스를 침공, 터키계가 주로 사는 북부에 별도 정부를 수립했으며 이 상태가 25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 - 터키 분쟁일지]

▶1453~1832년 오스만투르크, 그리스 지배

▶1912년 그리스, 터키공격(발칸전쟁)

▶1917년 그리스, 1차대전중 터키공격

▶1920년 그리스, 터키영토 일부 점령

▶1921년 그리스, 터키공격 참패

▶1974년 그리스, 키프로스내 쿠데타 지원

▶1974년 터키, 키프로스 북부지역에 별도정부 수립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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