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층 괴롭히는 망막 '황반변성' 새 치료법 첫 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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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했던 황반변성의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에서 시도될 예정에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황반변성이란 망막 중심(황반부)의 아래층을 구성하는 맥락막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마구 생기는 질환. 늘어난 혈관은 급기야 팽창되고 터져 부종을 일으키고, 흉터를 만들어 실명으로 이어진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10% 이상이 이 질환에 걸릴 정도로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

황반변성에 대한 그동안의 치료는 방사선이나 레이저를 쪼여 신생혈관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또 수술로 병변부위를 제거하거나 이동시키는 수술법도 동원됐다.

그러나 이중 유일하게 공인된 레이저 치료법조차 치료 대상자는 5%에 불과하고, 치료를 받더라도 정상적인 망막이 함께 손상돼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부작용이 따랐다.

이번에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안과에서 국내 첫시도되는 치료법은 선택적으로 비정상적인 혈관만을 파괴하는 광역학치료법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빛을 감지하는 물질을 팔뚝 정맥에 투입해야 한다.

베르테포르피린으로 불리는 이 광자극 물질은 몸을 돌다 눈의 망막에 있는 신생혈관만을 염색시키고 나머지는 배설된다.

다음 단계는 빛을 쪼이는 것.

이 빛은 에너지가 약하기 때문에 정상조직에는 영향이 없고 염색된 비정상조직만 파괴한다.

이 치료법은 스위스에서 개발돼 현재 스위스를 비롯해 영국.독일.프랑스 등에서 시행하고 있고, 미국은 FDA(미식품의약국)허가를 기다리며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에 국한해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법에도 문제는 있다.

비정상 혈관이 치료후에 재발함으로써 적어도 1년에 4회 정도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약값이 비싸 1회 치료비가 3백만원이나 된다는 것도 치료 대중화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 안과 권오웅교수는 "현재 30명의 임상자원자를 모집해 놓았다" 며 "늦어도 약이 들어오는 3주후에는 이 새로운 치료법이 선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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