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민주당 앞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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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시민운동 원로격인 서영훈(徐英勳)제2건국위 상임위원장이 새천년 민주당의 대표로 내정됐다.

4월 총선을 '서영훈 대표-이인제(李仁濟) 선거대책위원장' 의 투톱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진 것이다.

국민회의 핵심당직자는 "이인제 당무위원이 20일 민주당 창당대회 뒤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 확실시된다" 며 이 체제의 출범을 기정사실화했다.

당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L의원은 "徐위원장의 깨끗한 이미지와 李당무 위원의 패기.경험이 결합하면 좋은 앙상블을 이룰 것" 이라고 반겼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도 "徐위원장은 사심이 없고 곧은 성품을 갖춰 당내 단합과 안정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출 경우 민주당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과 함께 4.13 총선에서 노.장.청(老.壯.靑)을 두루 공략하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李위원도 지난 주말 '徐대표 내정설' 을 보고받고 "좋은 분으로 알고 있다" 며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잠재적 대권경쟁자인)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대표기용설이 나돌 때에 비해 李위원의 표정이 밝았다" 고 한 측근은 말했다.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는 徐대표내정자가 정치권 경험이 없다는 데서 나오고 있다.

"당직개편 등을 통해 동교동계를 전진배치하는 등 조직적 보완을 해야 한다" 는 목소리도 나온다.

李위원의 독주체제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당 곳곳에서 "본격 선거체제로 돌입하면 李위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장악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는 말들을 한다.

이럴 경우 두사람은 상호보완 효과보다 당내 분란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徐대표내정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4월 총선에서 제1의 목표는 공명선거며 그 다음이 승리" 라고 자신의 비례대표 출마가능성을 시사했다.

당 관계자는 "徐대표내정자가 단순한 '과도체제의 얼굴마담' 이 되길 거부하는 발언" 이라고 풀이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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