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2000] '인터넷 부모'가 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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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터넷쇼핑은 우리 생활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것인가.

1, 2년 후면 닥칠 변화이기에 지금 한껏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쌀.찬거리.생필품 등은 우유배달처럼 아침마다 문앞에 놓이게 된다.

1주일에 하루쯤 날을 잡아 부부 혹은 전가족이 컴퓨터 앞에 앉아 생필품과 장난감, 최신 가전제품 등을 사냥하게 된다.

이렇게 인터넷쇼핑이 생활화되면 우선 계획적인 구매가 가능해진다.

우리가 늘 경험하듯 웬만큼 냉정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백화점.할인점에서 꼭 원하는 상품만 사기 힘들다.

반면 '집에서 차분하게 가족들과 상의하며 즐길 수 있는 '인터넷쇼핑은 충동구매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자연히 문화생활도 즐기게 돼 다양한 주말여행 상품을 파는 쇼핑몰도 연이어 등장할 것이다.

주말이면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서 반나절을 보내고 녹초가 돼 있는 부모는 이제 자녀들이 보기에도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쇼핑이 보편화되면 '아줌마들이 너나 없이 차를 끌고 나와 도로가 꽉 막힌다' 며 언성을 높이는 택시기사도 줄어들고, 남편들도 주말쇼핑 노역(□)에서 해방된다.

물론 정보검색과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세상변화가 못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컴퓨터를 가전제품처럼 사용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이처럼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쳐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 다른 가치창출을 위해 힘쓸 때 삶의 질은 점점 높아진다.

인터넷쇼핑이 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전에 우리 부모들의 노력이 먼저 요구된다.

자식한테 열심히 컴퓨터 교육을 시키는 부모 중 몇%나 인터넷에 접속해 보려고 노력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인터넷의 성장은 우리 자식세대에서나 꽃피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지금 당장 자녀방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을 접해 보고 꼭 필요한 상품 하나를 우선 사보자.

생각만큼 그렇게 어렵지도 않거니와 몇번 하다보면 분명히 효용을 느끼게 된다.

이같은 '클릭' 이 모이면 우리의 삶은 몰라보게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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