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체 발간 교재 승진시험 출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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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경찰청이 자체 발간한 경찰학 교재와 실무문제집에서 승진시험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밝히자 기존 수험서 출판사들이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경찰고시연구원과 경찰행정연구원.서울고시각 등 7개 출판사 대표들은 13일 "경찰청장이 경찰 실무문제집을 출판, 판매하는 행위는 출판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 이라며 청와대와 감사원.공정거래위원회.한나라당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경찰청장의 문제집 판매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에 규정된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금지와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을 위반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경찰청장이 경찰 승진시험 문제를 경찰실무전서에서 출제하겠다고 밝힌 뒤 기존 수험서가 단 한권도 팔리지 않아 직원들이 심각한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사에서 "앞으로 승진시험은 경찰학 교재와 경찰실무전서 내에서 출제하겠다" 고 밝혔다.

이 경찰실무전서는 李청장이 경찰대학장 시절인 1998년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발간한 것이다.

경찰청은 청장의 방침에 따라 자체 출판사를 설립, 경찰실무전서를 문제집화한 '경찰실무집' (전5권)을 지난해 12월 15일 출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실무관련 수험서들이 너무 엉성해 제대로 된 책을 만들려 했다" 며 "문제집 출간에 대해 전혀 법적 하자가 없다" 고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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