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대입제도 고 1·2년생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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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 J고 2학년 金모(19)군은 겨울방학이라지만 학기 중이나 다름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오전 8시 등교해 1시간 동안 자율학습을 하고 오후 5시까지 보충수업을 받는다.

저녁을 먹은 뒤에도 학교에 남아 오후 11시까지 학과 공부를 한다.

그러나 같은 학교 1학년 李모(17)군은 학교에 가지 않고 하루종일 집이나 PC방에서 인터넷에 빠져 있다.

李군은 졸업 전에 정보검색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목표를 정해 놓고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고교 1.2학년생들의 생활 패턴이 대학 입시제도의 차이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수능점수가 입시 당락을 좌우하게 될 2학년생들은 보충수업 등으로 학과 공부에 매달리는 게 일과지만 1학년 학생들은 특기를 살리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여유도 갖고있다.

2002학년도부터는 대입 제도가 바뀌어 학교장 추천이나 특기.적성.봉사활동 등에 따라 무시험 전형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부산 D고 1학년 학생도 수능과 학교 내신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교과 중심의 보충수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지난해 12월27일부터 수리논리반.사설연구반.토익반.컴퓨터반.농구반 등을 개설해 한반에 평균 25명씩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 최규섭(崔圭燮)교장은 "창의력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 말했다.

인천의 J고등학교도 1학년 학생들에겐 보충수업을 하지 않는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기 신장 교육 외에 토론학습.봉사활동 등에 치중하고 있다.

이 학교 홍정표(洪正杓.58)교감은 "1.2학년의 교육 내용이 달라 마치 두 개의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느낌" 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2002학년도 대입에서도 기본 과목의 실력 은 여전히 중요하므로 이와 함께 개인별 특기.적성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용백.장대석.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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