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외인선수 항명·잠적 구단들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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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외국인 선수' 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프로농구가 이들 때문에 주저앉을 위기를 맞았다.

LG.SBS.삼보.신세기.기아 등 프로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국인 선수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은 LG와 SBS. 지난해 10월 버나드 블런트의 무단 이탈로 치명타를 맞은 LG는 마일로 브룩스의 태업.항명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달초 이충희 감독의 지시에 반항하는가 하면 주먹다짐까지 벌였다는 후문이다.

SBS 데이먼드 포니는 허리 통증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SK전과 지난 1일 삼성전 출장을 거부했으며, 클리프 리드는 성의없는 플레이에다 숙소까지 무단이탈해 퇴출당했다.

삼보는 시즌을 앞두고 브라이언 리즈를, 기아는 디온 브라운을 훈련 불참.사생활 문란을 이유로 돌려보냈다.

나머지 팀들도 외국인 선수들의 끊임없는 세금 대납.보너스 등 규정에 없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구단측뿐 아니라 한국농구연맹(KBL)에도 대책이 없다.

KBL에는 "변호사를 선임해 배상을 청구하거나, 문제선수의 이적에 협조하지 않는다" 는 '기본 입장' 만 있을 뿐이다.

일선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전면 퇴출은 어렵지만 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활용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며 규정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LG 이충희 감독은 한 팀이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하되 2명까지 출전시키는 원칙 아래 수시로 교체토록 해 경쟁을 유도하고 돌출행동을 견제하는 대만을 예로 들며 '2명 보유 1명 출전' 을 제안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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