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마케팅] 캘리포니아, 佛샹파뉴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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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새 밀레니엄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연말 수많은 파티가 열렸다. 무엇보다 즐거워 한 사람들은 프랑스 샴페인 수출업자들이었을 게다.

프랑스에 이어 두번째로 큰 샴페인 소비국인 미국이 엄청난 양의 샴페인을 수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해 중반까지 수입한 샴페인만도 9백만병. 98년에 비해 92% 증가한 물량이다. 프랑스업자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샴페인 제조업자들도 99년은 행복한 한해였다. 프랑스인들로부터 '끔찍한 맛의 와인' 이라는 혹평까지 받은 캘리포니아 샴페인이 미국시장에서 만큼은 각광을 받았다.

대표적 업체는 캘리포니아의 코벨사. 샴페인하면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것만 '최상급' 으로 평가받던 법칙을 깨고 자신들의 상품을 '진짜' 라고 내세웠다.

상품에 '타임스스퀘어 2000 공식 샴페인' 이라는 별명까지 붙여 특허를 냈다. 한병에 14달러인 이 술은 미국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샴페인이 됐음은 물론이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샴페인 병을 만들어 1년 내내 미 전역을 돌며 '밀레니엄 파티 투어' 를 개최했다. 이 병은 높이가 1m52㎝로 코벨 샴페인이 1천병이나 들어가는 크기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코벨 샴페인은 이같은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8월말까지 9백20만병을 팔아 치웠다. 98년보다 67%나 매출이 신장됐다.

이에 질세라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피페르는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르티에까지 끌어들여 병을 디자인했다.

이 샴페인은 무려 1백58달러나 한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캘리포니아 샴페인과 고가 전략의 프랑스산이 앞으로 어떤 싸움을 벌일지 관심거리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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