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의 구조조정본부가 본격적인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역할이 줄어든데다 구조조정본부가 정부가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선단식 경영' 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지난해 말 그룹 구조조정업무가 실질적으로 완료된 것으로 판단, 구조조정위원회의 위상을 크게 낮춰 마무리 작업만을 수행토록 했다.
현대는 지난해 말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이던 박세용(朴世勇)회장을 계열사로 전배한 뒤 노정익(盧政翼)부사장에게 위원장 대행을 맡겼다.
현대 관계자는 "구조조정위원회의 조직은 물론 인원도 3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미 축소됐다" 며 "이르면 자동차 소그룹이 분리되는 상반기 중에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SK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고 있던 유승렬(劉承烈)부사장을 최근 인수한 신세기통신으로 겸임 발령내 이 회사의 경영에 역점을 두도록 했다.
그만큼 구조조정본부의 업무 비중을 축소한 것. LG도 지난해 말 구조조정본부 인력을 상당수 계열사로 발령내고 충원하지 않으면서 50여명으로 줄였다.
대우는 구조조정본부 정주호 사장이 지난 연말 자동차로 옮기는 것을 끝으로 사실상 해체된 상태로 사후대책반 20여명만 운영되고 있다.
삼성그룹도 "구조조정본부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해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고 밝혔다.
김시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