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밀레니엄 베이비 뉴질랜드서 태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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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뉴욕.홍콩〓신중돈.진세근 특파원, 외신종합]60억 지구촌 가족들의 축복 속에서 세계 각국의 '즈믄둥이(밀레니엄 베이비)' 들이 새 천년을 여는 희망찬 울음을 터뜨렸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인구대국 답게 50명에 이르는 즈믄둥이들이 탄생했으며 미국과 독일.요르단 등에선 밀레니엄 쌍둥이들이 천년을 사이에 두고 출생, 화제를 뿌렸다.

새 천년 첫 즈믄둥이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났다.

오클랜드 서부 와이태이커 병원에서 1일 0시1분(한국시간 31일 오후 8시1분)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이 사내아이는 몸무게가 4.2㎏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출생 직후 건강에 문제가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고심 끝에 새 천년 0시0분0초부터 0시59분59초 사이 한시간 동안 태어난 아기만을 '첸시잉(즈믄둥이)' 으로 인정키로 했다.

인구가 14억명에 이르는 중국에서 1일 하룻동안 수천~수만명의 아이들이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천년의 문' 을 처음 열었다는 뜻에서 '갑문을 열다' 는 뜻인 '창자(□閘)' 라는 말을 앞에 붙여주기로 했다.

첫 '창자첸시잉' 은 후베이(湖北)성 우한(無漢)시에서 태어난 남아로 밝혀졌다.

이 아이는 정확히 1일 0시0분17초에 새 천년 세상을 만났다.

중국 위생부는 2일 "새 천년에 태어난 창자첸시잉은 상하이(上海) 7명, 베이징(北京) 4명, 우한 3명 등 모두 22명으로 집계됐다" 고 발표했다.

대만도 새 천년 0시에 태어난 아이들만 첸시잉으로 발표했다.

대만의료협회는 2일 "모두 27명의 첸시잉이 태어났다" 고 밝혔다.

이중 5~6명의 아기들은 새 천년 0시0분0초에 태어난 것으로 기록됐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대만의 '창자첸시잉' 이 많은 이유는 제왕절개를 통한 분만이 많았기 때문.

대만 의료협회는 "부모들이 '밀레니엄 허영심' 에 들떠 의사들에게 수술시간을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며 "일부 의사들이 부모 의견을 받아들여 수술시간을 조정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천년을 사이에 두고 최소한 네쌍의 쌍둥이가 태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인디애나주에서는 1일 산모 줄리 월맨이 31일 오후 11시59분 제이콥 월맨을 출산한 뒤 2분후인 새 천년 1일 0시1분 동생 조던을 낳았다.

버지니아주 이노바 페어팩스 병원도 31일 오후 11시52분 여아가 탄생하고 1일 0시1분 남동생이 출생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도 35세의 산모가 '천년' 을 건너뛰어 쌍둥이를 낳았으며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새 천년 종소리 앞뒤로 밀레니엄 쌍둥이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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