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동사무소서 1만원짜리 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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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호적등본을 떼려고 동사무소에 갔다.

수수료로 1천6백원이 나왔는데 마침 잔돈이 없'었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과 '어 1만원짜리를 냈다.

그랬더니 창구직원은 "지금 사무실에 거스름 돈이 없으니 밖에 나가 돈을 바꿔오라" 고 했다.

"지금 시간이 오전 10시인데 어디 가서 돈을 바꿔 오느냐" 고 하자 그 직원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결하라는 것이냐" 며 나의 두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물론 잔돈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나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이 무심코 내뱉는 한마디가 관료적이고 불친절하다는 공무원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의 골을 더욱 깊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은행이든 상점이든 다른 어느 곳에서 잔돈이 없다고 찾아온 민원인들에게 밖에서 돈을 바꿔오라고 하겠는가.

최근 공직사회에서도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같은 사소한 일 하나가 많은 공무원들의 변신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기 십상이다.

더불어 민원창구에 "불편하시더라도 잔돈은 미리 준비해 주세요" 라는 팻말 하나라도 달아 놓으면 협조하지 않을 시민들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진희 <전북 전주시 평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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