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지구촌 10대 쟁점] 1. 도전받는 신자유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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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90년 이후 세계를 관통한 사상 조류는 '신자유주의' 였다.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논리를 내세우는 신자유주의 공세 앞에 좌파이념은 '제3의 길' 에서나 명맥을 유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한 시장경제와 지나친 경쟁논리가 '비인간적' 이라는 반성이 일면서 자본주의는 다시 도전을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경제에 활력을 가져오긴 했지만 '20대 80의 사회' 라는 신조어로 상징되듯 빈부격차와 소외층의 증가를 빚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도전 바람은 특히 남미에서 거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범좌파연합의 페르난도 데 라 루아가 집권했고, 베네수엘라에서는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개헌안이 통과됐으며, 7월로 예정된 멕시코 대선에서도 후보 6명 모두가 신자유주의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제3의 길' 에서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의 '쇄신좌파'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가 내세우는 '제3의 길' 은 시장경제의 폐해와 정통좌파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신자유주의로의 투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가장 무책임한 형태" 라는 유럽좌파 지성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비판의 목소리는 무한경쟁이 낳는 소외감과 박탈감을 등에 업고 올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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