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포천막걸리 등록한 사람은 한국인"

중앙일보

입력

한국 기업에 앞서 '포천막걸리'와 '일동막걸리' 등의 상표권을 일본에서 선점한 기업의 소유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졌다고 5일 조선일보가 전했다.

최근 일본 기업 '청풍' (淸風)이 상표권을 일본 특허청에 등록하면서 이 회사의 정체와 국내 대응에 관심이 쏠리던 상황이었다. 4일 우리나라의 등기부등본에 해당하는 일본의 '이력사항전부증명서' (履歷事項全部證明書) 등에 따르면 청풍이라는 회사는 2006년 6월 일본 고베(神戶)시에 자본금 3000만엔(약 4억원)으로 세워진 주류(酒類) 수입·도매상사다.

국내 일동주조의 '포천일동막걸리'와 설악양조의 '수라' 등을 가져다 일본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증명서상 이 회사의 '취체역' (이사)으로 오른 이름은 한국 이름의 박정식(朴正植)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으며, 17년째 일본에서 주류수입상을 하고 있다"며 "청풍은 내가 막걸리를 전문적으로 수입·판매하기 위해 새로 만든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상표권을 등록한 이유에 대해 "상표권을 진짜 일본인이 가져가 우리 막걸리가 원래의 이름으로 팔리지 못하는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라면서 "한국 막걸리 기업을 상대로 상표권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국내 막걸리업체들은 "박씨가 일본 내 영업권을 독점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포천일동막걸리를 생산하는 '상신주가' 김형채 이사는 "아무리 주인이 한국인이라 해도 일본에서 일본정부에 세금을 내는 일본 기업"이라며 "'포천막걸리'라는 이름처럼 공동의 자산을 일개 업체가 독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허청 관계자는 "지명(地名)이 제품의 주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 일단 국내에서 지명이 들어간 제품명에 상표와 같은 권리를 부여해주는 '지리적표시단체표장'으로 등록해 두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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