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새 대통령에 포르티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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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테말라시티 AP〓연합]26일 실시된 과테말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제1야당인 과테말라혁명전선(GRF)의 알폰소 포르티요(48)후보가 당선됐다.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TSE)은 26일 73%가 개표된 시점에서 포르티요가 68%를 득표, 32%에 그친 집권 국민진보당(PAN) 후보 오스카르 베르헤르 후보를 눌렀다고 밝혔다.

알바로 아르수 대통령은 포르티요의 당선을 확정 발표했다.

포르티요는 과테말라가 40년만에 자유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이다.

그는 내년 1월 14일 4년 임기의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범죄추방.농촌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건 포르티요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포르티요가 과테말라의 독재자로 악명 높았던 리오스 몬트 장군의 후계자란 점을 들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과테말라 인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는 "과테말라가 과거의 독재시절로 돌아갈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그러나 포르티요는 "96년 평화협정은 반드시 지켜질 것" 이라고 강조했다.

◇ 포르티요〓대학교수 출신이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극우 정치가다.

영화 '대부' 의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쉰듯한 목소리에 대중을 휘어잡는 힘이 숨어 있다는 평가다.

그는 또 살인자에서 대통령이 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9월 선거운동 기간 중 82년 멕시코에서 2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고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다.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오히려 살인경력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과테말라 국민을 지킬 수 있다" 는 선거구호로 응용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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