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나이츠 신인 스타 변현수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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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변현수 선수가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에 제2의 김주성(동부)이 나왔다. SK 나이츠의 신인 선수인 변현수(23) 선수다.

프로농구 최고 스타인 김주성 선수만큼 변 선수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김주성처럼 그의 양친은 모두 장애인이다. 변 선수의 아버지 변점식(56)씨는 돌 무렵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다. 어머니 전말숙(52) 씨는 초등학교 때 왼쪽 다리를 다쳤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못 하는 바람에 장애인이 됐다.

명지대를 졸업하고 올해 프로에 온 변 선수는 평균 7.7득점에, 4.4리바운드, 2.9어시스트로 올 신인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SK 김진 감독은 “기록도 좋지만 수비가 워낙 강해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고 SK 김성철 단장은 “희생정신을 가진 변현수가 온 뒤 팀이 하나로 뭉쳤다”면서 “현수는 복덩이”라고 말했다.

김주성(2m5cm) 선수와 달리 변현수(1m85cm) 선수는 농구선수로는 그리 키가 크지 않다. 그러나 효심은 김 선수 못지 않다. 변 선수는 “어릴 적 코트를 달리는 내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 매우 기뻐하셨다”면서 “오른다리는 아버지, 왼다리는 어머니의 몫이 되어 뛴다고 생각하면 대충대충 운동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 선수의 집은 가난했다. 아버지 변 씨는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많이 배우지 못했고 기술도 없어 현수를 넉넉하게 키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 선수는 장애를 가진 가난한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학교에 오는 부모님에게 “부모님은 훌륭한 분이니 어깨 펴시고 당당히 오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변현수는 “만약 부잣집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자랐다면 프로농구 무대에 서지도 못했을 것 같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부모님이 항상 고맙다”고 말했다.

변 선수는 악바리였다. 그를 가르친 명지대 박상관 감독은 “현수는 어디가 아플 때도 팀에서 가장 열심히 했다. 그렇게 지독하게 운동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동아고 이상국 감독은 “주희정(SK)과 김주성(동부)처럼 현수도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기억했다. 김주성 선수와 주희정 선수는 그의 동아고 선배다.

변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훈련 중독자’라는 별명을 가진 주희정 선수이다. 주 선수는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변 선수의 목표는 선배인 김주성 선수다. 김 선수는 최근 부모에게 장애인용 벤츠 승용차를 선물했다. 변 선수는 “올해 목표는 팀 우승이지만 장기적인 내 목표는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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