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대우차 인수 적극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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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GM의 대우차 인수 협상 대표인 루이스 휴즈 수석 부사장은 22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대우차 부채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대우차 지분의 3분의 1까지를 채권단에 인도할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

이는 '대우차 부채는 한국 정부.채권단이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는 종전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최근 미국 포드와 현대자동차의 대우차 인수 움직임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대우차 인수 의사를 밝히며 내년초 채권단과 만날 계획을 잡았고, 현대는 대우차의 폴란드 공장 인수 의사와 함께 'GM의 대우차 인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포드의 대우차 공동인수 가능성까지 제시되자 GM이 대우차 인수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휴즈 부사장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30~45일 안에 성사될 수도 있을 것" 이라며 "협상진행 상황이 매우 고무적이므로 다소 지연되더라도 결국은 GM이 인수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저가 자동차 및 다목적 용도차(SUV)의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고 확인했다.

휴즈 부사장은 구체적인 부채인수 규모를 밝히진 않았으나 인수 이후 자산-부채 비율을 6대4로 만들 계획임을 시사했다.

또 GM코리아는 정부가 22일 대우자동차 매각을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제한입찰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하자 즉각 국내 여론 탐색 및 협조체제 구축에 나섰다.

앨런 패리튼 GM코리아 사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 상근 부회장을 방문해 대우차 인수 문제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GM측이 대우차 인수 문제와 관련해 국내 재계 인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대우자동차를 GM에 매각할 것인가를 놓고 네티즌 조사를 벌인 결과 반대 의견이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에 따르면 10월 23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찬반토론에 참여한 2천6백22명 중 1백68명을 상대로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매각 반대' 의견이 87명(51.7%)으로 '찬성' (81명, 48.2%)보다 많았다.

표재용.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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