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서 반환 부산 아메리칸센터 "헐자"·"놔두자"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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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역사관이냐, 아니면 대형복합상가 빌딩이냐.

78년만에 되찾은 아메리칸센터(옛 미문화원.부산 중구 대청동)활용방안을 놓고 시와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부산시는 기존 건물을 보완해 역사관으로 활용할 계획인 반면, 부산 중구민들은 헐고 복합상가빌딩을 짓자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구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시는 아메리칸센터를 지역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역사관' 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두 달 전 안전진단을 마치고 기본계획용역까지 의뢰했다.

시는 내년 말까지 보수.보강공사를 마치고 2001년초 문을 열 예정이다.

부산시사 편찬위원실 表용수 연구위원은 "이 건물이 원래 문화센터였던 것만큼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며 "이곳에 시민들과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 자연스레 이 지역 상권도 활성화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민 생각은 다르다.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복합상가건물을 지어 침체한 중구 상권을 활성화하자고 맞서고 있다.

아메리칸센터 활용 중구추진위원회측은 "아메리칸센터로 인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본 사람은 중구 주민" 이라며 "따라서 중구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활용돼야 한다" 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중구민 1천2백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81%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재건축을 해야 한다" 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의 53%는 복합상가빌딩을 건립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것.

朴창진 중구추진위 공동대표는 "낡은 건물을 그대로 두면 절대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 며 "제2롯데월드와 함께 중구 상권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복합상가건물을 지어야 한다" 고 말했다.

◇ 아메리칸센터〓지난 21년 일제가 토지수탈을 위해 만든 동양척식회사 부산지점이었다.

해방 후 미군정청이 접수해 지난 49년부터 미문화원으로 사용해왔다.

82년 방화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반미(反美)감정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3층으로 연면적은 4백30평.

부산시는 이 건물이 지난 4월말 우리 정부에 반환된 뒤 다른 시유지와 교환했다.

따라서 현재 소유주는 부산시이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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