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자(尺)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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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신라인들이 쓰던 자(尺)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나무로 만든 이 자는 전체 길이가 29.8㎝며 9개의 눈금이 측면에 새겨져 있어 치(寸)까지 잴 수 있다.

지난 87년 이후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 이성산성을 발굴.조사하고 있는 한양대박물관(발굴단장 김병모)은 19일 현장에서 가진 7차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삼국통일을 전후한 7세기께 신라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척(唐尺) 1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당척이란 중국 당(唐)나라 때 채택돼 이후 동아시아 각국에서 사용된 것으로 당척 한 자는 현재의 미터법으로는 29.694㎝다.

자라는 것은 명칭은 같아도 시대마다 길이에 차이가 있는데 요즘 한 자라는 것은 일제시대 이후 채용된 곡척(曲尺) 한 자(30.303㎝)를 말한다.

당척은 불국사나 석굴암 등의 건축에 쓰여진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나 당시 사용했던 실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목공이나 건축 등에 사용된 도량형을 고증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경호(張慶浩) 경기문화재단 기전매장문화재연구위원은 "이번 당척의 발견은 한국 고건축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가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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