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그림로비’ 의혹 갤러리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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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일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기업들에 그림을 비싸게 팔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평창동 G갤러리를 압수수색했다. G갤러리는 국세청 고위 간부인 안모씨 부인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검찰에 따르면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 기업들이 무마 로비 차원에서 G갤러리에서 시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그림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뇌물을 전달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G갤러리에서 그림을 구입한 기업·인사들의 명단과 거래장부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 일부 기업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씨가 기업들에 그림을 사라는 압력을 넣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안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갤러리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주목을 받았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 이모씨는 올해 초 고(故) 최욱경 화백의 초상화 ‘학동마을’을 이 갤러리에 팔아 달라고 내놓았다. 이씨는 “남편이 국세청장으로 있을 때인 2007년 초 당시 한상률 국세청 차장 내외와의 저녁 자리에서 인사 청탁과 함께 받은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한 내사에 나섰지만 중요 수사 대상인 한 전 청장이 이미 국세청장에서 물러난 뒤 미국으로 떠나면서 수사가 중단된 상태다. 안씨도 올 1월 인사에서 미국 파견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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