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어로 일 수감 한인 선장 박삼중스님이 도와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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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본에서 불법 어로 혐의로 복역 중인 선장이 박삼중(朴三中.부산 자비사 주지)스님 등의 도움으로 석방돼 귀국한다.

21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형무소를 출소하는 사람은 기선저인망 풍전호 선장 이삼방(李三方.43.부산시 감천1동)씨.

李씨의 석방은 朴스님 등이 벌금 1천여만원을 대신 내주기로 해 가능했다.

일본에서 활약한 왕년의 거물 프로레슬러 김일(金一)씨가 1백만원, 재일교포 무기수였다가 1백여일 전 귀국한 권희로씨가 20만원, 朴스님이 5백만원 등을 보탰다.

朴스님은 지난 11월 후쿠오카 영사관에서 李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석방금 모금에 나섰다.

李씨는 7월 13일 쓰시마(對馬)해상에서 조업하다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침범 혐의로 붙잡혔다.

선원 4명과 배는 풀려나고 자신만 구속됐다.

8월 31일 2백만엔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벌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노역으로 하루 1만엔씩의 벌금을 줄여나가는 상태.

형이 끝나는 시점은 내년 3월 23일. 남은 벌금 90만엔을 19일 형무소에 보낸 뒤 일본으로 가 李선장을 데려올 예정인 朴스님은 "벌금을 못내 새 천년을 외국 감옥에서 맞아야 하는 李씨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김일씨는 93년 일본에서 병들어 어렵게 살던 자신의 귀국을 도운 朴스님이 석방금을 모은다는 소식에 선뜻 돈을 냈다.

權씨도 마찬가지였다.

金.權씨는 21일 오후 김해공항으로 李씨를 환영하러 나갈 예정이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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