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사직동팀장 박주선씨 협박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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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옷 로비 사건 내사 결과 보고서 유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 경찰청 조사과장(총경)이 직속 상관이던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사직동팀에서 작성한 최초보고서의 보고.유출 여부를 둘러싸고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진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朴전비서관은 13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崔과장이 지난달 말 경무관 승진에서 탈락한 뒤 나를 협박했다" 고 말했다.

그는 "최초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된 지난달 22일 崔과장은 '전혀 그같은 문건을 작성한 적이 없다' 고 나에게 보고했다" 며 "그러나 승진에서 탈락한 뒤인 24일엔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고 말을 바꾸고 나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협박 내용은 검찰에서 모두 진술했다" 며 자세한 언급을 회피'한 뒤 "부하 직원의 인간적인 배신 때문에 울화통이 터질 지경" 이라고 말'했다.

朴전비서관측은 崔과장이 승진에서 누락된 데 대한 불만과 사직동팀의 문건 유출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 등으로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崔과장은 이달 초 검찰의 첫 조사를 받을 때 "朴전비서관에게 최초보고서 문건 3종을 모두 서면보고했다" 고 진술했다.

이는 기존의 언론인터뷰와 특검 조사과정의 발언을 번복한 것이다.

崔과장은 두번째 검찰 조사 때 朴전비서관과 대질신문을 하면서 또 한번 진술을 번복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가 3, 4번째 조사에서 다시 문건의 보고 사실을 인정했다.

朴전비서관은 이 점을 들어 崔과장이 믿을 수 없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崔과장측은 "朴전비서관을 돕기 위해 몇 차례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었지만 결국 진실을 밝히기로 마음먹고 검찰에서 사실대로 말했다"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崔과장은 12 일 밤 대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이후 일체의 연락을 끊어 접촉이 되지 않았으나 조사과정에서 朴전비서관의 협박 주장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협박 논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종왕(李鍾旺)수사기획관은 "아직 구체적으로 (협박의 실체를) 정리할 단계가 아닌 상황에서 그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며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상황들을 충분히 검토한 뒤 누구에게도 한점의 억울함이 없도록 결론을 내리겠다" 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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