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공동생활, 변산에 살으리랏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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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산3번지엔 아직도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사는 이들이 있다. ‘변산공동체’ 사람들이다. 기술문명이 미치지 않아서가 아니다.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먹고 쓰며 살겠다는 의지다. 공동체식구 20여 명, 식구로 살다가 독립한 사람들까지 포함해 10여 가구 50여 명이 더불어 산다.

변산공동체에서 개인의 것은 없다. 땅은 사람이 빚어낸 것이 아니기에 토지를 사유화하지 않고, 모두 경작권만 가지고 있다. 농산물 판매금액 8할은 본인이 갖고, 2할은 공동체 신협기금으로 들어간다. 돈이 필요하면 자물쇠 없는 금고에서 꺼내 쓰고 장부에 기록한다. 무엇이든 나눠 쓰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하게 된다고 한다. ‘더 많이, 더 빨리’를 바라는 도시에서의 삶과 달리 욕심이 없기에 걱정도 없다는, 이들이 선택한 남다른 행복을 KBS 1TV ‘다큐멘터리 3일’이 담았다. 31일 오후 9시40분 방송.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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