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공개입찰로 가나…GM·포드 인수경쟁에 현대도 참여 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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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대우자동차 처리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인수협상을 벌여왔던 미국의 GM에 이어 포드가 지난 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 국제입찰을 요구하면서 경쟁이 표면화됐기 때문. 여기에 현대도 공식적으론 '참여 의사가 없다' 고 말하지만 공개입찰에 들어갈 경우 참여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어느 업체가 움직이나〓GM은 지난달 15일로 배타적 협상기한을 넘겼지만 인수의사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GM은 최근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일괄 인수까지 천명하고 적극성을 더하고 있다.

또 10일에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릭 와그너 본사 사장이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런 입장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GM은 내부적으로 인수가격을 정해놓고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어 국제입찰로 갔을 경우에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GM 코리아 관계자는 "외국 기업의 속성상 무리한 값으로 대우차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못박았다.

여기에 포드는 국제입찰을 요구하고 나섰다. 입찰로 갔을 경우 시간 지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에 실사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포드의 인수 움직임은 경쟁업체인 GM이 대우차를 인수했을 경우 아시아시장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다임러 크라이슬러.피아트 등이 직.간접적으로 채권단에 인수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 어떻게 처리될까〓채권단의 최대 관심은 가격. 특히 유일한 인수선이었던 GM에 이어 포드와 여타 외국업체들이 가세하면서 한결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외환위기가 수그러들었고 대우문제도 해결국면에 접어든 상태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무리하게 부채를 탕감해 주면서 넘길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부채탕감의 경우 국민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점 때문에 내년 4월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는 결국 대우차 문제는 좀더 시간을 끌다 내년초께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국제입찰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아차의 전례를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수호.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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