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전향자 고백 담은 책자 관공서 배포 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가정보원이 간첩사건에 연루됐다 풀려난 관련자들의 전향(轉向)고백 등을 담은 소책자를 일선 관공서에 배포, 일부 재야단체가 비난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나를 믿고 따른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는 제목의 소책자 2만6백여부를 광주시.전남도에 배정, 일선 기관에 배포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구청과 시.군.읍 등에도 배포해주도록 요청했다.

이 책자에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10월 공소보류 결정이 내려진 김영환(金永煥)씨와 조유식(曺裕植)씨의 전향 고백서 전문과 민혁당 관련자의 범죄사실 등이 실렸다.

이 소책자는 전국 배포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광주 인권운동센터.광주전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은 "국민들의 의식을 무시한 냉전논리" 라고 비난했다.

'인권운동센터 관계자는 "인권이 중시되고 다양한 통일운동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마당에 반공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고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주체사상의 모순을 알리고 대공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