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에 힘싣기 여권변화 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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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의 삼청동(三淸洞)총리 공관 방문은 늘 미묘한 파장을 던져왔다. 대통령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주요 이벤트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5공시절인 86년 9월 전두환(全斗煥)대통령은 노신영(盧信永)총리를 찾았다.

全대통령의 후계 문제가 민감한 관심사로 떠오르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그 자리에 장세동(張世東)안기부장.안현태(安賢泰)경호실장, 全대통령의 동서인 김상구(金相球)의원이 동석했다.

그 모임 직후 '민간인 대통령론' 이 퍼졌고 盧총리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 소문에 마음이 상한 노태우(盧泰愚)민정당 대표는 "어디에다 하소연도 못한 채 답답한 나머지 한강에 나가 강물을 쳐다보고 마음을 달랬다" 고 5공 출신 한 인사가 회고했다.

문민정권 시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홍구(李洪九).이수성(李壽成)총리를 각각 방문했던 일이 있다.

공관방문 3개월 뒤 이홍구 총리는 신한국당 대표로 취임했다. 이수성 총리는 여권의 대선후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6일의 DJP 회동은 과거 대통령과 총리간 수직적 상하관계에서 이뤄진 것과는 다르다.

공동정부 대주주간의 만남이란 특수성이 있다. 그렇지만 공동정권의 권력관리 방안을 둘러싼 여러가지 관측과 소문이 나돌 것으로 보인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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