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 연구결과 신뢰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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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주시의 수돗물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연구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학계.시민단체와 환경당국 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인체에 쌓이면 생식기 장애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 주목되고 있다.

전주대 김종훈(金鐘勳.47.환경공학)교수는 최근 전남 순천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정기세미나에서 "전주시의 수돗물을 채취해 필터를 통과시키는 방법(고체상 추출법)을 이용, 분석한 결과 수돗물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고 발표했다.

전주시 수돗물에서 노닐페놀(NP)0.15ppb, 비스페놀(BIS)A 0.04ppb, 디옥틸프탈레이트(DOP)0.62ppb 등 환경호르몬 물질이 나왔다는 것이다. ppb는 10억분의 1의 농도를 뜻한다.

이들 환경호르몬 물질은 플라스틱 가구제와 계면성 활성제 등 주로 공업용 원료로 사용되는 것들로 인체에 유해하다. 따라서 영국 등 선전국에서는 이미 3년 전부터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KIST에 성분분석을 의뢰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아직까지 수돗물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적이 없다. 金교수의 분석은 신뢰하기 어렵다" 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金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용한 분석방법으로는 물속의 환경호르몬을 검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영국의 환경문제기관인 맥콜리연구소와 공동 분석한 것으로 결과에 오차가 없다" 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공개 검증과 함께 대책마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주용기(朱鏞錤)실장은 "지금부터라도 환경호르몬 조사기관을 설치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예방대책 등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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