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심야 동서울터미널 택시 승차거부 큰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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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얼마 전 휴일을 이용해 대전에 사는 친척을 방문했다. 학교수업 때문에 당일로 다녀와야 했기에 대전에서 오후 8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다.

평소에는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오후 10시쯤 도착, 지하철을 이용하면 최종 목적지인 건국대 입구까지 올 수 있다. 그런데 그 날은 고속도로 사정상 자정이 조금 넘어서야 도착했다. 양손엔 짐이 있었고, 마땅한 교통수단이라곤 택시밖에 없었다.

그러나 택시잡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잡는 택시마다 승차거부 일색이었다. 택시기사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승객을 골라 태우는데 정신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건국대 입구까지는 기본요금이 약간 넘게 나오는 짧은 거리라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택시기사들은 장거리 승객들을 서로 태우려고 경쟁을 벌였다.

택시잡기 전쟁을 벌인지 30분, 택시 타는 것을 결국 포기하고 40분이나 걸어간 후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두 잠들어야 할 심야시간에 일하는 택시기사들의 고충과 경제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또 택시기사들의 횡포를 단속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택시 기사들 스스로가 시민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생각해 자발적으로 승차거부를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서용석 <대학생.건국대 환경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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