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수사.신동아로비설도 조사하겠다'…특검. 검찰과 충돌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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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옷로비 특별검사팀이 지난 5월 진행됐던 검찰 수사가 축소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적잖은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당시 검찰은 김태정(金泰政)전 법무장관의 여동생을 앞세워 취재진을 피해 연정희(延貞姬)씨를 청사 바깥으로 몰래 내보내며 延씨를 위해 '대역' 까지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런 수사 외양보다 延씨가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를 보관하고 있던 기간이 실제로는 21일간이었음에도 11일로 확정했던 검찰 수사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 조사에선 98년 12월 26일 배달, 99년 1월 8일 반납이란 당시 수사결과와는 달리 배달.반납일이 각각 12월 19일과 1월 5일로 돼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이형자(李馨子)씨의 동생 영기씨가 제출한 당시 수사상황 기록메모도 확보했다.

검찰은 또 당시 "98년 12월 18일 배정숙(裵貞淑)씨의 대납요구를 李씨가 거절하며 로비시도는 이날로 끝났다" 고 발표했다. 26일 라스포사에서 延씨에게 배달된 반코트는 로비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특검팀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12월 21일에도 李씨측에 대납을 요구하는 통화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사직동팀의 최종 보고서와 일치하는 당시 수사발표와는 달리 특검팀의 수사결과는 延씨가 내용을 몰랐다 하더라도 '대납요구' 와 관련이 있는 반코트를 외상구입한 셈이 된다.

물론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관련자 진술이 모두 26일이었고, 李씨측은 정확한 배달날짜를 몰랐다" 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 수사를 조사하는 특검팀의 행보도 매우 조심스럽다. 특검팀 관계자는 "당시의 수사검사를 소환하는 방법까지 논의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고 말했다.

검찰과의 전면 대립 등 엄청난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 수뇌부는 특검팀이 서울지검 수사의 허점을 입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여기에다 신동아그룹의 로비설이나 음모론에 대해서도 모두 조사해 최종 발표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특검팀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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