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의 보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무게 중심을 메모리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비메모리 쪽으로 옮기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LSI) 등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키우기로 했다. 기존의 메모리 사업은 경쟁사들과 1~1.5세대의 기술 격차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수익성 높은 제품에 역점을 둬 늘어날 유보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4억 달러(약 21조원)였던 반도체 매출을 4년 만인 2012년 255억 달러(약 30조원)로 50%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7% 고속성장을 해 1984년 이후 누적이익이 42조원에 달한다.
한편 이 회사는 국내에 첨단산업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1960년대 말에 설립돼, 이후 단시일에 가전·반도체·휴대전화기 등 하이테크 정보기술(IT) 비즈니스를 잇따라 성공시켜 세계 정상급 글로벌 회사로 컸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기술은, 한참 앞섰던 일본은 물론 종주국인 미국까지 따라잡아 93년 이후 15년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세계 1위를 이어왔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