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의 특징] 정보통신업 수출 주도 자본재 수입 36%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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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 우리 무역의 특징은 '수출은 완만하게, 수입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수출의 경우 연초만 해도 불안한 모습이 적지 않았으나 미국의 호황과 동남아 시장 회복으로 시일이 지날수록 뚜렷이 살아났다.

1분기 -6.1%에 그쳤던 수출증가율은 2분기(2.6%), 3분기(15.3%)를 지나 10월에는 26.44%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수입(25%증가)이 워낙 늘어난 탓에 10월까지의 무역수지 흑자는 1백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백19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올해 수출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정보통신제품. 올해 10월까지의 수출증가분 64억 달러 가운데 60억 달러는 반도체.휴대폰.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PC 등 4대 정보통신제품 수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통신 제품의 수출 주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후발국들의 저가 공세로 침체됐던 경공업제품이 2%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수입의 경우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에 다시 나서기 시작하면서 자본재수입이 지난해보다 36.3%가 늘어나고, 소비재 수입도 24.8%가 늘었다.

수입 급증에는 국제원유가 상승, 소비심리회복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지나치게 위축됐던 자본재 수입 증가는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올해 10대 수입급증품목(1억달러이상)의 1위를 활선어(244%)가 차지하는가 하면, 골프용품이 97년도의 80%수준을 회복하는 등 사치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9월말 현재 대만(7.1%).일본(5.8%)등 경쟁국들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는데다 중국도 연초 -10% 근처까지 떨어졌던 수출증가율이 -0.2%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어서 내년 이후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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