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왜 대중영화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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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중영화 대 예술영화. 대중영화가 관객을 스크린이 주는 쾌락앞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로 본다면 예술영화는 고급한 취향과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는 '대안영화' 로 인식된다.

조안 홀로우즈와 마크 얀코비치 등이 쓴 '왜 대중영화인가' (문재철 옮김.한울.1만2천원)는 영화의 대중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그러한 이분법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본 책.

탐구의 방법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중문화이론에서 최근의 문화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이론을 소개한 뒤 이를 비교하고 비판하는 방식이다.

논의 대상은 ▶예술영화를 옹호하는 작가이론 ▶장르간 위계를 세워 특정 장르만 옹호하는 장르이론 ▶대중영화를 지배이데올로기의 산물로 여기는 정신분석학적 기호학 등.

그 결과 저자들은 영화를 다양한 의미의 투쟁공간으로 보는 문화연구적 시각을 취한다.

이는 영화를 지배이데올로기가 일방적으로 관철되지 않고 계급.인종.성.민족과 같은 사회.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영역으로 파악하는 것. 이처럼 대중영화를 능동적 공간으로 설정하면 대중영화 대 예술영화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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