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서울시, '행사 접대 지출 줄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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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밥값 등 접대성 판공비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라' -. 29일 고건(高建)시장 주재로 열린 서울시 간부회의에서는 이색적인 주문이 실.국장들에게 전달됐다.

앞으로 시장단을 비롯 실.국에서 업무와 관련해 주최하는 각종 간담회.자문회의 등 행사때 접대비용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서울시장의 판공비 지출내역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식사비가 전체 지출액의 44%를 차지한데 따른 대책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6가지의 세부 방안도 제시됐다. 이를 보면 그동안 공무원들의 판공비 지출실태를 역으로 유추해볼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행사는 사전에 계획을 세워서 하고 불필요한 간담회는 금지하라▶가급적 식사시간과 이어지지 않도록 시간을 조정하라▶음식 제공이 필요한 경우 간단한 다과회로 대신하라▶부득이하게 오찬과 만찬으로 이어지는 행사는 직접 관련된 인사로 대상을 최소화하라▶호텔 등 고급음식점은 피하고 가급적 대중식당을 이용하라 등이 들어 있다.

실무부서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K과장은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때는 비싼 호텔에서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 이라며 "흔히 범하기 쉬운 문제들을 잘 꼬집었다" 고 말했다.

L과장은 "2~3명만 참석해도 될 행사에 '끼워넣기' 식으로 우르르 몰려가 밥값을 과다지출하는 일은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칫 판공비 공개가 두려워서 만나야 할 외부인사를 제대로 못 만난다면 업무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이번 방안을 마련한 권영규(權寧奎)총무과장은 "허리띠를 졸라매 낭비요인을 줄여나가자는 취지" 라고 설명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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