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슈티글리츠 부총재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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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조지프 슈티글리츠 세계은행 수석부총재가 24일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그는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지원에 있어 국제통화기금(IMF)과 미 행정부가 지나친 재정긴축과 금융규제 완화를 강요한다고 비판해온 대표적인 '반(反)IMF' 인물.

미국 행정부 산하 경제자문협의회장으로 재직 중 97년 2월 세계은행에 합류한 그는 특히 미국과 IMF가 러시아 경제위기 극복 대안으로 내놓은 국영기업 민영화.가격통제 폐지.경제개방 조치 등은 오히려 러시아 국민들을 곤궁 속에 몰아넣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슈티글리츠의 전격 사임은 "미국 등 금융 주도세력들에 의해 사실상 축출된 것이 아니냐" 는 지적도 일고 있다.

그러나 슈티글리츠는 "사임은 자의에 의한 것이며 스탠퍼드대 강단으로 되돌아갈 것" 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리들 역시 그의 사퇴를 종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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