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노년시대] 9. 노인천국 -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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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김창엽 기자]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시에 사는 문점례(76) 할머니는 미국정부로부터 매월 4백50달러 가량을 보조받는다. 이 돈은 수입이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Security Supplement Insurance)의 일환. 이처럼 노령층의 이민자 중에는 상당수가 미국 사회에 전혀 기여가 없어도 혜택을 받는다.

미국의 노인복지는 SSI를 포함해 국민연금.의료보험.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네 가지 제도를 기본 틀로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젊은 시절 일하며 적립해놓은 금액에 따라 보통 월 수백~수천 달러씩을 탄다.

의료보험이 있는 노인들은 병원을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도 탈 수 없을 정도로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은 저소득층 의료지원, 즉 메디케어(Medicaid)의 혜택을 본다.

이런 미국의 노인복지제도가 최근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캘리포니아주립 샌프란시스코 의대 패트릭 폭스박사는 "베이비 붐 세대(40년대 중반~60년대 중반)가 이제 막 노년층에 진입하고 있다. 이들이 각종 제도의 수혜자가 되면 기금이 고갈될지도 모른다" 며 "장기적 안목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 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운영도 공공기관보다는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는 기업에 맡기는 방안이 적극 논의되기까지 한다.

또 양로원 등 노인요양시설의 확충보다는 재가(在家)노인을 보조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타가 변하고 있다. 이는 노인요양원 등에 대한 건물.시설투자의 비용이 막대한 까닭. 게다가 베이비 붐 세대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 전문 지식이 풍부하고 경제력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인들이 가족과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이끌면서 실제 도움도 줄 수있는 방식으로 노인복지정책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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