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선출과 관련해 최근 논쟁의 화두는 "왜 총재는 유럽에서만 나오나" 이다. 이는 결론적으로 미국과 유럽간의 오래된 묵계에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인이 맡고 IMF총재는 유럽인이 맡는다는 양측의 '국제적 합의' 에 따른 것이다. 물론 공식적으로 IMF총재는 24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에서 다수결로 선출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투표 전 미국의 주도 아래 막후교섭을 통해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모은 후 만장일치로 뽑아왔던 게 사실이다.
캉드쉬 총재가 세번째 연임할 때도 유럽 후보 2~3명이 거론됐으나 미국이 캉드쉬의 연임을 지지한 것도 94년 멕시코 금융위기 사태 당시 그가 유럽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멕시코 지원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분율 18.25%로 IMF의 최대주주인 미국이 이같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IMF가 1국1표주의와는 달리 지분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최근 제프리 삭스 등 미 경제학자들 사이에 "전세계 금융시스템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그동안의 밀실 선출방식을 과감히 내던져야 한다" 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데다 IMF도 "꼭 유럽인이 돼야 한다는 법은 없다" 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