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싫다는 ‘선대위원장 문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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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0·28 양산 재선거의 민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문재인(사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거리 유세를 일절 하지 않아 당직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문 전 실장은 선거운동이 정점에 달한 지난 25일에도 선거운동을 뒤로하고 봉하마을에서 열린 벼베기행사에 참석했다.

당 관계자들은 “정세균 대표 등 수뇌부가 유세에 나와줄 것을 여러 번 간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문 전 실장이 유세장에 몇 번만 나와줘도 민주당 송인배 후보 지지율이 3∼5%는 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정 대표 등 수뇌부는 그를 유세장으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고육지책으로 지난 22일엔 유세장에서 300m 떨어진 선거사무소에서 최고위원·선대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문 전 실장을 참석시킨 뒤 안희정 최고위원이 직접 그를 유세장까지 데려가려 했다. 그러나 골목 하나만 돌면 유세장인 지점에 이르자 문 전 실장은 하얘진 낯빛으로 “여기까지다. 난 (돌아)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문 전 실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유세를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와 선을 긋고자 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다. 유세는 앞으로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불교계·노동계를 설득하는 등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다”며 “오차범위 접전인 만큼 젊은 층과 노동자들 투표율 올리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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